정해진 미래, 조영태

취미 생활/책|2022. 2. 15. 20:04

<정해진 미래> - 당연히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고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미 출생한 인구들은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엄청난 사건이 있지 않고서야 일정한 정도의 사망률을 유지하기 때문에 인구 구조는 그나마 우리에게 미래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준다.

 

인구학 박사인 작가가 저술하여 2017년에 발간한 책으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10여년 전부터 들어왔던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5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저자가 예측한 상황이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또한 그의 낙관론이 얼마나 처참하게 빗나갔는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저자가 이 한권짜리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간단하게는 

1) 우리나라의 인구 수 감소는 필연적이다. 

2) 인구 수의 반등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니와 이미 15년이 넘는 인구수 공백이 있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downsizing이 필요하다. 

3) 한 세대에만 초점을 맞춘 좁은 시야의 정책은 실패한다. 사회에서 모든 세대는 엮여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수의 감소로 대학을 줄이면 이로 인한 윗세대의 수입, 일자리 감소와 경제규모의 축소가 뒤따라 온다.)

4) 이러한 것은 현재처럼 정부의 복지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기업과 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와 같고, 그 대안을 속 시원하게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저자가 잘 알고 있는 베트남과 우리 이웃으로 저출산 위기를 우리보다 먼저 겪고 있는 일본의 예시 들을 바탕으로 위의 주장들을 뒷받침한다. 

밝지 않은 현실과 근 미래를 보여주는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했기에 뒷부분에 뭔가 획기적인 답이 있지는 않을까 기대했건만, 그런 것은 없었기 때문에 다 읽고 난 지금도 속이 편치 않다. 따라서 위의 네 줄 짜리 요약 외에 책의 내용에 대해 따로 정리해두거나 소개할 것은 없다. 

 

다만 능동적으로 글을 읽어보자는 측면과, 책이 나온지 5년이나 되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통계자료들을 가지고 다시금 살펴보자. 

 

통계자료들

kosis.kr 을 참고하였다. 

 

 

가장 먼저 연도별 출생아 수를 살펴보자. 

저자가 글을 쓸 때만 해도 2016년까지 출생아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40만명 대는 유지되었기 때문에, 이를 늘리진 못하더라도 유지만 한다면 '인구'라는 지표가 사회의 변화를 결정하는 '변수'가 아닌 '상수'화가 가능하다는 낙관을 내놓았으나, 슬프게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2020년에는 27만명의 출생아 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결혼은 두명이 하기 때문에 적정 출산율은 최소 2에, 성인이 되기 전 사망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통상 적정 출산율을 2.08~2.1 정도로 본다. 

2000년부터를 봐도 출산율은 1.5 미만이었으며 대세 하락을 보이며 2020년에는 0.83을 기록하였다. 

더 되돌아가보면 

1982년을 마지막으로 인구수 유지를 위한 적정출산율을 기록한 해는 단 한번도 없으며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인다. 

1982년생이 현재 40살 정도 된 것을 감안하여 현재의 인구분포를 살펴보자. 

역시나 잘 알려진 대로 40대 > 50대 순으로 가장 많은 인구비율을 차지하며 

이전 세대에서는 지속 감소하지는 않고 30-34세군에서 그 아래로 내려갈 때 한번 역전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는 왜 그럴까? 2020년 당시 30-34세는 1986~1990년생인데 당시의 출생아 수 그래프를 보면 당연하게도 일시적으로 출생아 수가 감소했던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출생아수 27만명

2021년 출생아수 26만명이므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현재의 출생아수 동향이 유지된다고 하여 25만명정도로 20년을 버틴다고 가정하여 간단히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싶었으나, 전체 사망자수 대비 연령대별 사망률이 매년 변화하고 그 비율도 일정치 않아 애로사항이 많았다. 2020년의 전체 사망자수 대비 연령대별 사망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돌려보면?

2020년의 연령별 전체 사망자수 대비 사망자 비율

현재 인구분포

 

 

가정

1) 올해부터 최소 25만명씩 꾸준히 출생한다는 낙관론

2) 연령대별 사망율이 유지된다는 가정

3) 85세 이상은 2020년 90세 이상 사망율을 적용

 

하여 시뮬레이션 해보았을 때 20년 뒤의 인구분포는.. 다음과 같다.

 

 

다 까먹었지만.. Dataframe을 오랜만에 다시 다뤄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물론 해외유입까지 고려한 자료이며, 통계처리도 훨씬 정확할 것임)와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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