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염좌#3> 발목 염좌, 어떻게 진단할까?

Career/정형외과 질환|2021. 9. 11. 17:10

지난 포스팅까지는 발목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 그리고 발목 염좌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목 염좌로 온 환자들을 어떻게 진단하고, 왜 그런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발목 염좌 환자의 특징

지난 글 말미에도 언급했듯, 발목을 막 다쳐서 오는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발목 염좌 후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1. 다친 쪽 발을 절뚝거리고(체중 부하가 힘듦)

2. 다친 쪽 발목이 부어있거나 멍이 들어있다.

3. 다친 쪽 발목의 통증을 심하게 호소한다. 

 

이런 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환자 발목의 붓기와 멍의 정도를 파악합니다. 붓기와 멍이 심할수록 큰 손상의 가능성이 있겠지요?

반면 붓기도 거의 없고 환측 발목으로 잘 딛는다면 큰 손상의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다음으로 눈에 보이는 변형(deformity)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뼈가 부러졌다면 당연히 원래의 모양과 달라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확실한 변형이 있다면 골절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눈으로 환자의 발목을 확인했다면, 다음으로는 손가락을 이용하여 여기저기를 눌러보는 촉진을 시행합니다. 

어디를 눌러봐야 할까요? 특히 막 다쳐서 온 환자는 여기저기를 눌러도 다 아파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정확한 부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기서 참고해야 할 기준이 Ottawa ankle rule(OAR)입니다. 

 

 

2. Ottawa ankle rule이란?

발목 염좌로 내원한 환자의 95%에서 X-ray를 촬영하지만, 그중 오직 15%에서만 골절이 진단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불필요한 방사선 촬영을 줄이기 위해 캐나다에서 개발된 도구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목 관절에 대해 3~4장의 X-ray를 촬영하여도 5천 원~6천 원 남짓으로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골절을 그 정도 금액으로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적극적으로 X-ray를 촬영하지만

해외의 경우 의료비가 비싸고 의료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을 더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골절의 가능성을 시사해준다는 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환경에서도 유용하기 때문에 환자 진찰 시에 참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있는 대대급 군부대에서는 X-ray촬영이 불가능하고 이는 의료인에게 아주 치명적이기 때문에 적극 참고하여 진찰합니다.

 

OAR은 다음과 같습니다. 

0. 수상 당시와 내원 당시에 모두 발을 딛지 못하는 경우 

==> 발목과 발의 X-ray를 촬영합니다. 

 

1. 양쪽 복숭아뼈 tip에서 6cm 위까지의 posterior edge에 압통이 있다면

==> 발목 X-ray를 촬영합니다. 

 

2. 5번째 중족골의 base에 압통이 있거나, 

3. 주상골(Navicular)에 압통이 있다면

==> 발 X-ray를 촬영합니다. 

 

 

OAR의 골절에 대한 민감도는 86~99%, 특이도는 25~46%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러한 OAR을 기준으로 골절이 의심될 때 확진을 위해 X-ray를 찍게 되는데,

골절이 있을 경우에 OAR이 (+)가 나올 확률이 86~99%

골절이 없을 경우에 OAR이 (-)가 나올 확률이 25~46%라는 뜻입니다.

 

선별검사(Screening)의 경우 쉽게 말해 병을 찾는 것이 우선(병이 있는 사람 중 양성이 나올 확률)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높은 것이 중요하고, OAR은 발목 염좌 환자에서 골절에 대한 선별검사로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발목 손상 환자의 진찰

1) 촉진(Palpation)

먼저 골절 가능성을 고려하기 위해 OAR을 참고하여 골성 구조물(뼈)에 대한 촉진을 진행합니다. 

다음으로는 어떤 구조물들을 확인해야 할까요? 뼈 다음은 인대입니다. 

지난 글들에서 다뤘듯, 발목을 다칠 때 잘 다치는 인대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십중팔구 발목 염좌 환자들은 그런 인대를 다쳤을 것이고 촉진을 통해 해당 구조물의 위치를 눌러보며 압통이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다시 그림을 통해 살펴보면

발목 염좌 시 잘 다치는 인대는 그림에 표시한

바깥쪽의 ATFL, CFL

안쪽의 Deltoid ligament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촉진을 통해 특정 부위의 압통을 확인하면 이로써 어떤 인대가 다쳤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인대가 얼마나 다쳤는지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2) 불안정성 검사(Instability)

인대의 역할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1번 글 링크)

인대란 뼈와 뼈를 이어주는 구조물로써 마치 흔들 다리의 나무판자를 이어주는 밧줄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 밧줄이 끊어지거나 늘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흔들 다리는 무너지거나(밧줄이 끊어졌을 때), 출렁임이 심해지게(밧줄이 늘어졌을 때) 됩니다.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다고 해도 우리 몸에는 인대 말고도 근육이나 다른 연조직들이 뼈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인대가 끊어진다고 해서 뼈와 뼈가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습니다만, 뼈와 뼈 사이의 출렁임이 심해지게 됩니다. 즉 관절의 불안정성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관절의 불안정성을 다음의 신체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중요한 것은!! 급성기에는 발목이 전체적으로 부어있고 diffuse 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불안정성 검사 등 단순 촉진이 아닌 발목에 stress를 가하는 검사들의 경우, 수상 후 4~5일 정도가 지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1. Anterior drawer test

말 그대로 앞쪽으로 당기는 검사입니다. 

1번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비골과 거골을 이어주는 중요한 인대인 ATFL은 앞쪽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에, 

발목의 중립상태에서는 앞으로 당겨지는 힘에 저항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ATFL에 문제가 생기면 발목 이하의 부위가 앞으로 잘 당겨지게 됩니다. 

 

환자는 누운 자세 혹은 앉은 자세에서 검사를 시행하게 되고,

검사자의 한쪽 손으로는 하퇴부를 지지하고 한쪽 손으로 뒤꿈치를 잡아 앞으로 당기게 됩니다. 

 

결과는 보통 5단계로 구분하며,

0: hypomobile / 1: normal / 2: mild increased laxity / 3: moderate / 4: severe increased laxity로 나누고

보통 grade 2 이상에서는 검사를 양성이라고 판단합니다. 일반적으로 ADT의 민감도는 84%, 특이도는 96%로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검사자에 따라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정확히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저도 궁금했는데, 

다음과 같은 paper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Croy T, Koppenhaver S, Saliba S, Hertel J. Anterior talocrural joint laxity: diagnostic accuracy of the anterior drawer test of the ankle. J Orthop Sports Phys Ther. 2013;43(12):911-919. doi:10.2519/jospt.2013.4679)

 

ADT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로서, 

발목 손상의 과거력이 있는 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시행하는 동안 초음파로 실제로 관절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거골과 비골 사이의 거리를 측정했습니다. 비교를 위해, 발목을 다친 적이 없는 20명의 군에게도 같은 과정을 시행했습니다. 

 

초음파에서의 laxity의 reference는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2.3mm 이상 늘어나는 경우 / 3.7mm 이상 늘어나는 경우로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검사자가 주관적으로 Grade 2 이상이라고 보고했을 경우의 민감도는 74~83%로 낮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Varus stress test

Varus란 내반을 뜻하고, 발목을 안쪽으로 꺾는 검사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소개했듯 (https://nogrowth.tistory.com/4) 발목관절은 기본적으로 20도 정도의 내반 운동이 가능합니다.

외측 인대들이 다치게 되면 이러한 외반 운동에 저항하는 구조물이 찢어지거나, 늘어져 있기 때문에 내반 범위가 정상을 넘어서게 되고 따라서 내반 부하 시 각도가 크게 움직이면 인대가 손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Syndesmosis test

Syndesmosis란 라틴어 어원을 갖는 단어로,

같이 붙어있다는 뜻의 súndesmos(that which binds together)와‎ 상태를 뜻하는 -ōsis (state, condition)가 합쳐진 단어로서 의학적으로는 두 뼈 사이의 연조직으로 연결된 "움직이지 않는 관절"을 뜻합니다. 

 

복습해보면, 발목관절은 경골과 비골, 그리고 거골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경골과 거골, 비골과 거골 사이에도 인대들이 많이 붙어서 연결해주지만, 젓가락처럼 긴 두 개의 뼈인 경골과 비골도 인대와 관절로 연결되는데 이를 Syndesmosis라고 칭합니다. 

 

(https://nogrowth.tistory.com/4)에서 언급했듯, 발목관절의 85%에서는 내반 손상으로 외측 인대가 손상되고

나머지는 외회전 손상으로 인해 삼각인대나, 혹은 경골과 비골 사이가 벌어지면서 syndemosis가 다치게 됩니다 

따라서 발목 손상에서 이 syndesmosis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External rotation stress test

  환자를 발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의자나 침대에 걸터앉게 한 후, 종아리를 한쪽 손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 calcaneus(뒤꿈치 뼈)를 잡고 발목과 발 전체를 (발목을 올리거나 내리지 않은) 중립 굴곡 상태에서 외회전 시킵니다. 

syndesmosis는 이 외회전에 저항하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손상된 syndesmosis에 부하가 가해지게 되고 환자가 발목의 앞쪽 (AiTFL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 검사에 양성(+)입니다. 

 

  또한 이 외회전 검사는 내측의 삼각인대에도 부하를 주기 때문에, 특히 발목을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외회전 시 발목 내측의 통증을 호소한다면 삼각인대의 손상을 시사하게 됩니다.

 

2) Squeeze test

  재미있는 검사입니다. 말 그대로 쥐어짜는 검사인데, 마찬가지로 환자의 발이 뜨도록 의자나 침대에 걸터앉게 한 후, 종아리 부위에서 양쪽을 압박하여 경골과 비골을 서로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눌러줍니다. 이러한 부하 또한 syndesmosis에 loading을 주기 때문에, 손상이 있는 경우 해당 부위에 통증을 호소합니다. 

 

3) Dorsiflexion maneuver

  말 그대로 발목을 위로 올려보는 검사로서, talus의 넓은 앞쪽 부위를 ankle mortise로 engage 시킴으로써 syndesmosis에 부하를 가하는 검사입니다. 마찬가지로 통증을 느낄 경우 검사 양성입니다.

 

4. 발목 염좌의 영상 진단

  발목 염좌의 경우 X-ray를 제외한 다른 영상의학적 진단의 중요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초음파나 MR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초음파의 경우 정확한 검사의 적응증은 없습니다. 다만, 4~5일 지난 후의 신체검사와 비교했을 때 민감도는 92% 정도로 신체검사보다 높았으나, 특이도가 64%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도가 낮기는 하나 발목 염좌의 경우 임상적인 양상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초음파가 괜찮다고 하여 발목 염좌를 배제하는 일은 적을 것으로 생각되어, 진단적 가치가 있다고 보입니다. 

 

  MRI는 뼈와 인대, 그리고 연골 등 관절 내부의 구조물을 가장 정확하고 자세히 볼 수 있는 검사 방법입니다. 따라서 high-grade의 인대 손상이 있거나, 연골 손상(osteochondral defect)이 의심되는 경우, syndesmosis injury가 의심되는 경우에 시행하면 좋습니다.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 (각각 95%, 100%)) 특히, 일반적인 발목 염좌보다 통증이나 불편감이 오래가는 경우에 관절 내 손상이나 occult fracture 등을 감별하기 위해 촬영하면 도움이 됩니다. 

 

5. 정리

지금까지 발목 손상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진찰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정리하면, 발목손상 시 손상될 수 있는 구조물과 그 위치, 그리고 그 구조물이 어떤 stress에 저항하는지 이해하고

해당 구조물의 위치를 눌러보거나(촉진, point test 등), 수상 4~5일 후에 해당 구조물에 stress가 가해지는 maneuver를 시행하는(provocation) 것이 진찰 방법들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Ottawa ankle rule에 합당할 경우 골절의 배제를 위해 기본 X-ray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본적인 검사 외에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초음파나 MRI 등의 정밀 검사를 시행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 Lin CF, Gross ML, Weinhold P. Ankle syndesmosis injuries: anatomy, biomechanics, mechanism of injury, and clinical guidelines for diagnosis and intervention. J Orthop Sports Phys Ther. 2006;36(6):372-384. doi:10.2519/jospt.2006.2195 

 

Vuurberg G, Hoorntje A, Wink LM, et al. Diagnosis, treatment and prevention of ankle sprains: update of an evidence-based clinical guideline. Br J Sports Med. 2018;52(15):956. doi:10.1136/bjsports-2017-098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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